그리고
일을 마치고 나서도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뜨거운 해가 지려고 할 즈음에 밖으로 나가서 운동도 했다. 시골에서 언제나 자연 속에서 뛰어놀던 습관때문이었는지 운동을 할 때나 밖으로 나가서 활동을 하면 어린시절 나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그래서 약 50일 정도였지만 잠시나마 과거로의 여행을 하기도 했다. 그런 회상을 통해 시드니에서 내가 얼마나 바쁘고 힘들게 일했는지 알았고, 그렇게 돈만 벌기 위해 무작정 뛰어든 일상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도 깨달았다. 이 시간을 통해 나름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찰하는 기회도 가졌다. 그래서 언제나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면 마음 속에 복잡하게 얽혀있던 생각들이 실타래가 풀리듯 해결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 곳에서 머무는 동안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마음이 평온했다.
그
곳에서는 그 주인과 굴과 홍합도 따러 가고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서 바다낚시도 했다. 한국에 있을 때 갯벌에 가서 굴이나 홍합을 따보고 싶었지만 못했던 것인데 호주에서 해보니 기분이 더욱 좋았다. 내가 가장 재밌었던 것은 낚시를 한 것이다. 왜냐면 물이 정말 깨끗해서 밑바닥까지 보였고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많이 보았던 물고기를 실제로 잡으니 더 신났다. 그리고 난생 처음으로 노를 저어보기도 했다. 쉽지 않았지만 주인 아저씨 덕분에 무사히 바다 위를 돌아다녔다. 바다 낚시를 할 때는 호주에 와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왜냐면 내가 기대했던 평범한 호주 사람과 낚시라는 야외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바로 영어 회화 실력을 늘릴 수 있었던 환경이었다. 사실 이곳으로 와서 우프를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주인이 영어 공부를 도와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영어를 가장 크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곳으로 오기 전에 읽을 책도 사면서 나름 공부할 준비를 했었다. 꾸준히 문법책도 보고 미리 샀던 책도 그곳에 머물면서 다 읽었다. 하지만 내가 회화실력을 늘릴 수 있었던 큰 이유는 그 우프 주인 아저씨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주인 아저씨 역시 영어공부를 도와줄 의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 분이 먼저 나에게 잘못된 영어를 고쳐주길 원하냐고 묻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말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면서 잘못된 영어를 고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일을 하다가도 모르는 것이나 궁금한 게 있으면 달려가서 묻고 또 물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영어로 말하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내가 말하고 싶은 말을 편하게 표현하게 되었다. 영어가 어느정도 늘고 나니까 우프가 더 재밌어졌고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때는 우프를 마칠 때가 되어 있었다.
이
시점에서는 우프를 통해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을 얻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상이 지겹다기 보다는 빨리 시드니로 돌아가고 싶었다. 즉 한국 사람들이 그리운 것이었다. 그래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에는 내가 시드니에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내가 일하면서 나를 진심으로 도와줬던 그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심지어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도 바쁘게 일하는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드디어 우프를 마치고 시드니로 돌아오게 되었고 그렇게 그리워 하던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사람들을 만나는 순간 우프를 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와 태즈마니아에서 항상 나를 힘들게 했던 불안감이 눈 녹듯이 사라졌고 마음이 편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이전 우프 가정에서 그 생활을 원하던만큼 즐기지 못했던 이유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것을 알았다. 비록 이 글 도입부에서는 마지막 우프 가정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지만 다른 우프 가정에서도 여러 가지 활동을 했었다. 단지 나의 영어가 부족했던 상황에서는 그 어떤 것도 즐겁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우프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조언을 드릴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목표가 뚜렷하고 그것을 우프에서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매 순간에 최선을 다 하고, 그 상황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우프가 끝날 즈음에는 이미 그것은 내 손에 쥐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어디에 가든지 그리고 여자든 남자든 몸 조심히 지내는 것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