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푼 꿈을 꾸고 도착한 호주 땅, 숙소, 일자리, 학원 어느 것 하나 정하지 않고, 나
혼자서 모든 것을 새로이 시작해보고 도전해보자 하면서 시작한 호주생활이 벌써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나의 목표는 오로지 영어 였기에 일보다는 실생활에서 영어를 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최대한 내 나름대로 한국인과 섞이지 않고, 이곳에 있는 짧은 기간만이라도 호주를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한국이 없는 외국인쉐어를 구하려 노력한 결과 비록 창고같은 좋지 않은
생활공간이지만 외국인과 부대끼며 한집에 20여명 정도가 사는 나에게는 딱 맞는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어떤이는 왜 같은 값에 좋은 곳에서 살수도 있는데 왜 그런 곳에서 사냐는 말을 하지만 내생각에는 이 곳만큼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만나고 또 그 문화를 조금 씩이나마 접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고 생각하였다. 이 곳에서 지내며
영어를 향상시킨 뒤 CVA (Conservation Volunteer Australia)라는 자연봉사 활동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CVA는 세계각국의 젊은이들이 8-9명이 한조가
되어 CVA팀장을 따라 자연을 보전하고 함께 동거동락하는 봉사프로그램이다. 비록
소정의 참가비가 있지만 이는 그 기간동안 호주에서 생활하는 생활비 정도라 할 수 있겠다.
주말 일을 유지하고 싶었던 나는 일단 한번 CVA가 무엇이고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1주일 mini-break를신청하여 시드니에서
3시간정도 떨어진 Newcatsle로 떠났다. 새벽기차를
타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발한 나는 미팅장소에 도착하자 다른 봉사지원자들의 환한 인사와 친절한 오피스관계자들에 의해 긴장이 풀렸다. 숙소는 Newcatsle city 한 가운에 위치해 있어 하루 일과가 끝난 3-4시 이후에는 다른 봉사자들과 같이 주변 관광을 자유로이 할 수 있었다. 우리
주로 하던 일은 bush에 들어가 천적이 없는 식물 Lantana를
자르고 번식 방지를 위해 뿌리를 뽑고 약을 치는 일을 하였다. 우리가 했던 일 이외에 CVA에서는 나무심기, 씨앗뿌리기, 산에
길만들기, 펜스치기 등 자연을 보호하는 활동이고 일을 어디에서 CVA를
하느냐에 따라 매번 다르다 하였다. 봉사는 주로 아침 8시에 3-4시정도까지 한다. 그리고 모든 일의 지시과 의사소통은 영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할 줄 아는 상태에서 가야 더 효율적인 CVA생활을 할 수 있다. 주로 산속에서 하는 일이기에 산악용 신발과 장갑 등 장비들을 직접 준비해 가야 한다고 들었지만, 내가 묵었던 숙소는 요번에 새로 지어진 곳이어서 인지,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어 다 무료로 대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식사는 우리가 직접 3끼를
다 준비해서 먹어야 하는데, 주방기구는 보통 집에 있는 것보다 잘 갖춰져 있고,
예산에 맞게 원하는 재료를 사다주기 때문에, 나같은 경우는 솔직히 집에서 있을 때보다 오히려
잘먹고 지낼 수 있었다.
그곳에서 숙식을 하며 지내기 때문에 서로 쉽게 친해질 수 있었고,
하루하루 시간이 가는것이 아깝게 느껴졌다. 그곳에서 유명하진 않다고 하지만 홍콩배우와 댄서커플을
만났다. 끼가많은 그들인지라 정말 재미있게 4박5일을 보낼 수 있었다. 그 때 이후로 서로 많이 가까워져 Sydney에 돌아와서도 한국소주도 같이 먹고, 몇일 전에는 Canberra 여행도 같이 다녀왔다.
이렇게 너무나 유익하고 의미깊은 시간을 보낸지라 나에게는 CVA가
내가 했던 호주생활 중 가장 뜻깊고, 의미있었던 결정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같이 CVA를 한 잉글랜드 친구가 내가 오기전 6주전부터
이곳에서 CVA를하며 지냈다고 했을 때 물어보았다. 왜 이곳에서 그렇게 오랜시간을 봉사를 하면서
지내냐고, 그의 대답은 '그냥 여행를 하는 것도 좋지만 만약 나 혼자
여행을 했다면 도달하지 못했을 곳도 여행을 할 수 있고 또 그곳에서 내 손으로 직접 무언가 의미깊은 일을 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다는 점이
좋아 이렇게 오랫동안 CVA를 한다.'는 말을 하였다. 그가 말한 말이 정말 CVA를 한번에 표현해 주는 말인 듯하다. 나 역시도 이번 CVA가 너무 맘에 들었고, 의미있었던
지라 다시 한번 Melbourne에서의 CVA를 준비하고 있다. (박 상헌)